‘압도적 꼴찌’ 키움, 외국인 농사 실패-극단적 유망주 기용…‘한계’ 명확했다 [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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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기회’의 땅이 ‘절망’의 땅으로 바뀌었다. ‘혹시나’는 ‘역시나’였고, ‘도약: 영웅의 서막’이라는 캐치프레이즈도 의미가 희미해진 지 오래다. 키움은 시즌 내도록 도약은커녕 추락하기 바쁘다.
2025 KBO리그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전반기에만 700만 관중을 돌파했다. 팀 간 순위 경쟁도 한 치 앞을 알 수 없을 만큼 치열한 가운데, 키움만 유일하게 몇 발짝 물러나 있다.
경쟁에 끼고 싶어도 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전반기 키움은 27승3무61패, 승률 0.307로 리그에서 가장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전반기 막판 7연패 수렁에 빠지는 등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그나마 전반기 마지막 경기 승리로 승률 3할은 지켰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은 아니다. 키움은 2023~2024 두 시즌 연속 ‘10위’에 머물렀다. 당시는 전력이 나쁘지 않았다. 올시즌도 최하위에 머물고 있지만, 속은 좀 다르다.
기본 전력이 약하기에 ‘파격’을 택했다. ‘외국인 투수 1인, 외국인 타자 2’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만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컸다. 실제로 통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대실패’에 가깝다. 야시엘 푸이그와 루벤 카디네스가 초반에만 활약했을 뿐, 극심한 부진에 빠지면서 그야말로 타선 흐름을 막는 ‘고구마’가 되고 말았다.결국 푸이그(0.212)는 신통치 않은 성적으로 방출됐고, 카디네스(0.238)는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여기에 제 몫을 해내던 케니 로젠버그도 부상에 덜미를 잡혔다. ‘이닝 이터’ 유형의 투수는 아니지만, 올시즌 13경기 4승4패, 평균자책점 3.23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기에 ‘대형 악재’일 수밖에 없다. 회복 속도마저 더뎌 사실상 키움과 동행은 끝난 셈이다.

키움의 로스터는 젊은 선수들로 채워져 있다. 작정하고 신인급으로 꾸린 모양새.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중심을 꽉 잡아줄 베테랑의 활약도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선발은 고졸 신인 정현우(4.81)부터 김윤하(6.31)-김연주(6.51)-윤현(8.59)-이강준(6.57) 등을 기용했으나, 제구가 흔들리는 탓에 마운드를 지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나마 라울 알칸타라(2.86)와 라클란 웰스(3.21)가 힘을 보태고 있다. 야수진도 확실한 카드가 안 보인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겠지만,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항간에서는 “리그 물을 흐린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영입하는 선수 족족 실패한 데 이어 선수 기용도 원활하게 돌아간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물며 10개 구단 중 코치진도 9명 안팎으로 가장 적다. 실력과 코칭이 비례하진 않지만, 현 키움의 성적을 고려하면 아쉬운 부분임은 틀림없다.
‘최고의 마케팅은 실력’이라는 말이 있다. ‘변화’가 절실하다. 두텁지 않은 선수층만 비난하기에는 곳곳에 ‘함정’이 숨어있다. 선수단을 비롯해 구단, 그리고 더 나아가 리그 전체의 발전을 위해 달라져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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