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대급 센터백 정승현 중동 생활 청산, 전격 울산HD행…위기의 김판곤호 천군만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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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상반기 부침을 딛고 하반기 반전을 울산HD ‘김판곤호’가 천군만마를 얻는다. 아랍에미리트(UAE) 프로리그 알 와슬에서 뛴 국가대표급 센터백이자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 정승현(31)을 극적으로 품었다.
K리그 이적 시장을 잘 아는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정승현은 ‘친정팀’ 울산과 계약을 매듭짓고 7일 메디컬테스트를 시행한다. 별다른 문제가 없는 이상 하반기 울산 호랑이 군단 유니폼을 다시 입는다.
이번시즌 K리그1 4연패에 도전하는 울산은 상반기에 19경기를 치러 8승5무6패(승점 29)에 머물렀다. 2경기 더 치른 FC서울(승점 30)에 밀려 7위다. 김판곤 감독 주도 아래 대대적인 세대교체 기조로 이번시즌을 맞았으나 과도기를 겪었다. 지난달 K리그를 대표해 참가한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도 조별리그에서 3전 전패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설상가상 귀국한 뒤 치른 지난 2일 광주FC와 코리아컵 8강전에서도 0-1로 져 탈락했다. 김판곤호 출범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한 게 사실이다.
하반기 반전 동력은 여전히 물음표가 매겨진 최전방과 최후방의 안정이다. 최전방은 윙어가 주포지션인 브라질 출신 에릭이 지키고 있으나 ‘정통 스트라이커’ 영입 필요성이 대두했다. 최근 야고를 중국 무대로 보낸 울산은 남은 외인 쿼터에 새 외인 골잡이 수급을 정리 중이다.
여기에 수비진 보강도 핵심. 여름 이적시장에 폴란드 출신 장신 수비수 트로야크를 영입했지만 지난 클럽월드컵을 통해 센터백 자원으로는 의문부호를 남겼다. 대인 방어나 빌드업은 양호하지만 속도가 느려 뒷공간 커버에 약점을 보였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쓰임새가 더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자연스럽게 ‘주장’ 김영권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짙은데, 어느덧 그는 한국 나이로 서른 중반을 넘어섰다. 혹서기가 긴 국내 날씨 등을 고려할 때 김영권이 컨디션을 조율할 여유를 줘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정승현은 가뭄의 단비같은 존재다. 울산 유스 출신인 그는 일본 J리그, UAE 무대 등 해외 리그를 두루 경험했다. ‘우승 복덩이’라는 애칭도 안고 있다. 2018년과 2020년 각각 가시마 앤틀러스(일본), 울산에서 뛰며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2022년 울산이 17년 만에 K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데도 앞장 섰다. 지난해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UAE 무대에 도전한 뒤에도 마찬가지다. 2023~2024시즌 알 와슬이 17년 만에 리그 우승을 해내고, 프레지던트컵까지 더블(2관왕)을 차지하는 데 힘을 보탰다. 지난 시즌에도 팀이 치른 리그 26경기 중 25경기를 뛰는 등 붙박이 주전이었다.
중동 무대에서도 가치를 높은 그를 향해 이번 여름 카타르 스타스리그 클럽 등이 오퍼를 보냈다. 다만 그는 가족의 생활 여건 등을 고려해 국내 복귀도 염두에 뒀다. 자연스럽게 울산 뿐 아니라 ‘귀한 센터백’을 찾은 다른 K리그 구단도 적극적인 구애를 펼쳤다. 애초 연봉 등 조건은 타 팀이 울산보다 나았다. 울산 구단은 내부 협의를 통해 장기 계약 등 정승현의 미래를 더욱더 지원하는 조건을 제시했다.
정승현으로서는 전성기 나이에 최대한 좋은 조건을 바라볼 만하다. 그러나 결국 ‘의리’를 선택했다. 이전에도 해외 리그에서 뛰다가 K리그로 복귀할 때 1순위 선택지는 늘 친정팀 울산이었다. 이번에도 마음을 다했다. 당장 정승현은 김영권과 시너지를 낼 뿐 아니라 대체자 노릇도 하며 수비진 운용에 숨통을 트이게 할 전망이다. 더 나아가 1년 앞으로 다가온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대비하는 축구대표팀 복귀도 꿈꾼다. 정승현은 A매치 통산 26경기를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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