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징계 인지 못 해 선수 10명 영입→등록→출전까지…축구협회·광주 ‘동반 초대형 실책’에 축구계 ‘혼란’[SS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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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대한축구협회와 광주FC의 ‘환장의 콜라보’에 프로축구 K리그가 대혼란에 빠졌다.
광주는 지난겨울 이적시장에서 국내외 선수 10명을 영입했다. 제주SK에서 뛰던 헤이스를 비롯해 박인혁, 주세종 등이 광주로 이적했고, 올시즌 K리그1, 코리아컵, 그리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등 여러 대회에 출전했다.
리그가 개막한 지 3개월여가 지난 최근에서야 광주가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선수 등록 금지 징계를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징계 사유는 연대기여금 미납. 광주는 2023년 외국인 선수 아사니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연대기여금을 제대로 납부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대기여금은 선수 영입 시 발생하는 이적료의 일부를 해당 선수가 12∼23세 사이 뛰었던 팀에 나눠주는 제도다. 아사니를 데려온 광주는 연대기여금으로 3000달러(420만원)를 FIFA에 송금해야 했는데 이 업무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담당자가 휴직한 가운데 인수인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중요한 업무가 공중에 붕 뜨고 말았다. 결국 FIFA는 12월17일 제재금 5000스위스프랑(약 840만원)과 함께 선수 등록 금지 징계를 내렸다.
당시 FIFA로부터 징계 공문을 접수한 축구협회는 국제팀을 거쳐 등록팀에서 광주로 메일을 보냈지만 구단 담당자의 부재로 인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중대한 사안인 만큼 유선 등의 방식을 동원해 메일 수신 여부를 조회했어야 하는데 그조차 하지 않았다. 심지어 프로축구를 담당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에도 알리지 않았다.
설상가상 축구협회는 광주의 선수 등록 업무까지 진행했다. 광주 못지않게 축구협회의 실책이 큰 ‘사고’를 일으킨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축구협회에서 ‘OK’ 한 광주의 새 선수들이 올시즌 피치를 누볐다는 사실이다. 축구연맹에서 주관하는 K리그, 축구협회 소관의 코리아컵은 물론이고 AFC에서 개최하는 대회까지 나선 만큼 일이 복잡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전례 없는 초대형 사건에 축구계는 혼란에 빠지고 있다. 축구협회는 내부에서 긴급하게 사안을 놓고 검토하고 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협회 쪽 실수가 있는 것은 명백하다.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컴플라이언스실을 중심으로 내용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있다”라면서 “다만 초유의 일이라 어떤 식으로 정리될지는 알 수 없다. 당장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축구연맹 사정도 다르지 않다. 일각에서는 광주에 징계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당장 등록 주체인 축구협회 내에서도 교통정리가 되지 않아 징계 여부를 명확하게 논하기 어려운 시점이라는 입장이다.
광주는 당장 18일 포항 스틸러스와 K리그1 경기를 치른다. 이 경기에 올시즌 이적한 선수들의 출전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축구협회 차원에서도 뚜렷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축구협회와 광주의 ‘아마추어리즘’으로 인해 K리그 전체가 대혼란에 빠진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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